사람 사는 이야기/경영학부생이 전하는 경영 이야기

쿠팡이츠는 PMF(Product Market Fit)를 찾았을까?

왼손잡이 에언 2022. 2. 5. 03:15

 

PMF를 찾았다?
Product Market Fit(제품 시장 적합성)를 찾았다는 것의 의미는 기업의 제품/서비스가 강한 시장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상황임을 뜻한다. MVP를 통해 여러 번 가설을 검증하다 보면 어느 순산 제품이 갑자기 잘 팔리기 시작하는 시점이 온다. 이 시점에 PMF를 찾았다고 할 수 있다.

 

쿠팡 이츠가 등장하기 이전에 배달 시스템은?

기존 배달 플랫폼은 가게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역할만 수행하고 배달은 배달 대행사를 통해 관리했다. 예전에 프렌차이즈 카페에서 알바를 했을 때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를 이용했었다. 이때를 떠올려 보자면, 먼저 주문이 들어오면 주문 알람이 울린다. (확인할 때까지 알람이 계속 울린다..) 그 다음 배달 예상 시간을 선택하는 창이 뜬다. 음료를 제조하는 시간과 배달 대행업체의 라이더가 매칭 되는 시간까지 고려해 예상 시간을 입력한다. 그럼 입력된 시간이 고객에게 전달된다. 음료를 제조하고 배달 매칭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무더운 여름에 아이스 음료를 제조할 때는 얼음을 넣지 않고 있다가 배달 오토바이 소리가 들리면 재빨리 얼음을 넣었다. 여기까지가 고객-가게(업체)의 시스템 프로세스이다. 

이후에 과정은 업체-배달대행 간의 프로세스를 살펴보자. 라이더는 배달 건수에 따라 정산을 받기 때문에 가능한 많이 배달을 하려고 한다. 픽업 요청을 받은 라이더는 동선이 겹치면 한 번에  A, B, C 가게의 음식을 픽업해 배달한다. 그래서 라이더 매칭이 되어도 다른 매장의 픽업을 하러 가는 만큼의 시간이 소요된다. 당연히 그만큼 고객도 음식을 늦게 받는다. 

이에 배달 대행사는 최적의 경로를 추천해주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도입 하기도 했었다. 라이더의 동선을 효율적으로 배치해 배달 시간을 줄여주기는 하지만 이는 고객의 불편함을 완전히 해결해주기 위해 등장한 것은 아니었다. 

 


기존 배달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등장

쿠팡이츠 광고

 

한번에 한집만 빠르고 안전하게

쿠팡 이츠는 기존 배달 시장의 시스템을 바꿔놓았다. 자체 라이더(쿠팡이츠친구)를 고용해 한 번에 한집만 배달을 시작했다. 한번에 한집만 배달하기 때문에 고객에게 더 빠르게 음식을 배달할 수 있게 되었다. 쿠팡 이츠는 직접 사용해보지 않았지만, 주문이 들어오면 가게에서는 조리 시간만 고려해 배달 예상 시간을 입력하면 된다. 

기존 시스템의 경우, 라이더는 [ A가게 픽업 -> B가게 픽업 -> C가게 픽업 -> A가게 배달 -> B가게 배달 -> C가게 배달 ] 로 묶어서 배달을 하는 방식이었다면, 쿠팡 이츠의 단 건배 달은 [ A가게 -> A가게 배달 ] 방식을 최초로 도입했다. 당연히 그만큼 배달 시간이 줄어들었다. 쿠팡 이츠는 이 시스템으로 타사 대비 배달 시간을 약 50% 정도 줄였다. 쿠팡 이츠는 배달 시장에서 기존 고객이 가지고 있던 불만을 새로운 프로세스를 도입해 해결했다. 

 


배달 플랫폼의 또 다른 고객, 가게 사장님을 위한 또 다른 방식

주문과 배달까지 직접 관리하는 하프 스택(Half stack) 모델 도입

 기존 배달 시장은 고객-가게 간 중개를 해주는 방식, 마켓 플레이스 방식으로 이뤄졌었다. 쿠팡 이츠가 등장하기 전,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던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은 모두 마켓 플레이스 방식으로 서비스를 운영했다. 따라서 가게는 주문에 대한 부분만 배달 플랫폼의 방식을 따르고, 배달에 대한 부분은 배달 대행업체의 방식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라이더가 묶어서 배송(픽업-픽업-픽업-배송-배송)이 가능했던 것이다. 만약 배달 과정에서 배달 대행사가 실수나 오류로 문제가 생기면 고객은 이를 가게에 항의하기 때문에 고객의 민원은 점주에게 전달될 수밖에 없었다.  

 쿠팡 이츠는 음식 주문부터 배달까지 직접 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하프 스택 구조라고 부른다. 하프 스택 구조란, '풀-스택 개발'에서 파생된 용어이다. 프론트 개발부터 백엔드 개발까지 모두 하는 개발자를 풀 스택 개발자라고 부른다. 이를 배달 플랫폼에 적용하면, [음식 주문 - 조리 - 배달 - 고객관리 ]의 모든 과정을 직접 한다면 풀 스택 구조이겠지만, 쿠팡 이츠는 조리 부분을 제외하고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풀 스택이 아닌 하프 스택으로 부르는 것이다. 국외에서 하프 스택 구조를 제공하는 서비스는 우버 이츠가 있다.

 

그렇다면, 하프 스택 구조가 왜 사장님에게 좋은 것일까? 

 쿠팡이츠는 하프 스택 구조를 채택했기 때문에 단건 배달(1대 1 배달)이 가능해졌고 배달의 전 과정을 직접 운영하면서 배달 관리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 배송 지연 시간을 줄여줌으로써 고객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가게 사장님은 조리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사장님은 조리만 신경쓰세요

 이전에 배달의 민족에서 광고비 논란이 일어난 적이 있다. 기존에 운영하던 오픈리스트 서비스를 폐지하고 오픈 서비스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았고 이는 부정적인 여론 속에 10일 만에 철회했다. 

배달 주문 앱에서 가게를 상위에 노출하기 위해서는 광고 기반의 마케팅이 유일했다. 따라서 입점한 가게 간의 광고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었고 광고비를 쓰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쿠팡 이츠는 조금 다른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광고비 위주로 노출이 아닌 가게의 운영 노력에 따라 가점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는 쿠팡의 로켓 배송에서 벤치마킹한 기능이다. 별도의 추가 비용 없이, 가게 운영에 대한 조건이 충족되면 '치타 배송 배지'를 부여한다. 치타 배송이 가능하게 되면 가게는 노출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고객의 유입이 증가하고, 고객은 다른 가게보다 더 빠르게 음식을 받아볼 수 있다. 

 


쿠팡 이츠가 쏘아 올린 공

쿠팡이츠 출시 2019년 5월

배달의 민족 배민원 서비스 출시 2021년 6월

쿠팡이츠가 쏘아 올린 단건 배달 시스템은 배달 경쟁에 불을 붙였다. 배달 업계 1위 주자였던 배달의민족이 '배민 1'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 마켓플레이스 방식으로 운영하던 서비스를 현행 유지하고, 하프 스택 구조를 도입해 배민 1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에 단건 배달의 관건인 라이더를 확보하는 일이 중요해졌고 경쟁 또한 심해졌다. 배달 대행업체에 소속되었던 라이더들이 배달 플랫폼으로 넘어가는 상황이 벌어지자 배달 대행업체는 떠나는 라이더를 붙잡기 위해 배달료를 인상했다. 

또한, 빠른 배달에 익숙해진 고객의 수요는 증가했지만 배달 라이더 수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자 배달비가 인상될 수밖에 없게 됐다. 이외에도 배달 라이더의 고용보험 도입도 배달비 인상의 요인으로 볼 수 있다. 그렇게 높아진 배달료는 가게 점주와 소비자가 감당하게 되었다. 

 

다시 배달 플랫폼의 입장으로 돌아가서 배달 라이더를 확보하기 위한 대안으로 '일반인 배달'을 시작했다. 쿠팡 이츠의 경우 '쿠팡 이츠 배달 파트너', 배민의 '배민 커넥츠'가 예시다. 하지만 '높아진 배달료'라는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했다. 


쿠팡 이츠는 PMF를 찾았을까?

 쿠팡이츠는 2019년 5월 업계 후발주자로 시작했다 업계 최초로 1 주문 1 배달 서비스를 도입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가 시장의 1,2위를 지키고 있다.

배민에서 배민 1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쿠팡 이츠의 '한 번에 한집' 배달은 고객이 꼭 쿠팡 이츠만을 사용해야 하는 차별화 포인트는 희미해지고 있다. 

 

 

주관적인 의견

쿠팡이츠는 PMF를 찾은 것일까? 찾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지금 시점을 기준으로 PMF를 찾았는가? 를 묻는다면 대답은 조금 달라질 수 있다. 쿠팡이츠의 MAU 성장세를 보았을 때는 찾은 듯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배민의 점유율을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다.

PMF를 한번 찾으면 그 다음 시장과 시대의 변화에 따라 기업은 꾸준히 발전해야한다. 기존 복수 배달이 가능했던 시장에 단건 배달이라는 혁신적인 패러다임을 불러왔다. 하지만 이는 배민1의 등장으로 다시 시장은 단건 배달 시장으로 변화했다. 이에 맞춰 쿠팡이츠는 두번째 PMF를 어떻게 찾아갈지 궁금해졌다.


(참고자료)

 

배달앱 만족도 1위는 '배민' 아닌 '쿠팡이츠'…비결은 빠른배달 - 머니투데이

코로나19(COVID-19)로 배달음식 주문 서비스 이용이 급증하면서 배달앱(어플리케이션) 경쟁이 출혈 양상을 보인다. 후발주자인 쿠팡이츠가 "단건배달&quo...

news.mt.co.kr

 

 

[DBR] 더 빠르게, 더 맛있게!, 경쟁사 배달 플랫폼 위협하는 다크호스

Article at a Glance쿠팡이츠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3사가 90% 이상을 이미 장악한 배달 음식 플랫폼에서 빠르게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3사가 플랫폼을 통해 단순 중개

dbr.donga.com

 

 

📡 [브알 #7] 배달 플랫폼의 후발주자, "쿠팡이츠"🚀

구독자님은 배달 얼마나 시켜 드시나요?

maily.so